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교황의 보복, 청년과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는가?

by only one2 2024. 11. 23.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 성향”인 사람들 또한 교회에서 환영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https://www.bbc.com/korean)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보수 성향의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강경한 징계를 단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와 레이몬드 버크 추기경이 각각 파문과 주택 및 급여 지원 중단이라는 중대한 처벌을 받은 사례는, 교황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비춰질 가능성을 낳고 있다.

 

2023년 11월 5일,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온 비가노 대주교에게 파문을 선고했다. 이는 가톨릭교회 내에서 가장 무거운 처벌로, 비가노는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성사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교황청은 그가 교회의 가르침에 반하며 교황의 권위에 도전하는 태도를 지속해왔다는 판단을 내렸다. 비가노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소수자 포용 정책과 진보적 개혁을 ‘거짓 선지자’로 비난하며, ‘사탄의 하인’이라는 강한 표현으로 반발해왔다. 그의 비판은 가톨릭의 보수적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나, 교황청은 이를 교회 분열 행위로 간주했다.

 

또한, 미국의 레이몬드 버크 추기경은 주택 제공과 급여 지원 중단이라는 처분을 받았다. 그는 성소수자와 이혼 문제 등에 관한 교황의 진보적 접근에 대해 일관되게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으며, 교황에게 ‘두비아(dubia)’라는 형식의 공식 질문을 통해 교리 방향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교황청은 버크 추기경이 교회의 통합을 저해하고 분열을 조장한다고 판단해 이러한 조치를 취했으며, 이는 그에게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교황의 강경 행보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교황의 결정이 단순히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성직자들에게 보복적 성격의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일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청년과 아이들에게 지도자의 이러한 태도는 권위란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비판적 사고를 억제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종교 지도자로서 포용과 사랑을 통해 공동체를 이끄는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조치가 가톨릭 교회의 포용적 가치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행보가 청년과 아이들에게 권위에 대한 맹목적 복종의 이미지를 심어주며, 존경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리더십의 진정한 의미를 왜곡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교회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고려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